My Good Days..

살면서 내가 나이가 들었다고 보통 생각은 하지 않는데.. 가끔 내가 나이가 들었나? 하고 자문하게 되는 때가 있다.지하철에서 그냥 자리에 앉아있어도 이전보다 눈치가 덜 보인다던가.. 하루만 철야를 해도 이전같지 않다고 느끼게 될 때 말이다. 하지만 가장 나이를 느끼게 될 때는 내가 어렸을 때 내 나이의 사람을 바라보던 느낌을 떠올리게 될 때이다. 특히 내가 대학 1학년이던 때 처음 부임하시던 젊은 교수님들이 이제 노교수님의 반열에 오른 것을 보면 그런 느낌이 더더욱 생생해 지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학번 친구 모임이 최근 몇번 있었다. 한번은 저번 WWDC에 갔을 때 Palo Alto에서, 한번은 Google에 있는 창규가 한국에 와서이다. 두 모임 모두 7-8명이 모였는데 사실 몇명 안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우리 학번의 10%정도가 되는 것이니 모임으로서는 꽤 많이 모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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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각자 다들 자신의 영역을 만들고 잘 살고 있고 모여서 지난 이야기, 요즘 이야기, 요즘 젊은 사람들 이야기! 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느꼈던 재미있는 점은 내가 가장 즐겁고 좋아하는 날들이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이었다. 과거의 추억들 보다도 아직은 지금 살아가는 날들이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나름 40대가 인생의 황금기라고 말하는 의미를 이제는 좀 알 것 같다.

– Di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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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제 WWDC 2013 하루 전이다. 일요일 오전에 애랑 좀 놀아준 후 아쉬움을 달래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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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교는 아무리 자주봐도 볼때마다 그 거대한 크기에 감동을 받고는 한다. 정말 저런것을 사람이 만들 수 있는것인지에 대해 놀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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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를 통해 Priority Pass를 발급받은 후로는 Hub 라운지를 출국하기 전까지 즐겨쓴다. 무엇보다 밥이 될만한 따뜻한 음식이 나오고 다양한 음료에 아이스크림, 라면까지 구비가 되어있다. 시설도 꽤 깔끔하고 좋다. 2005년에 결혼하고는 유료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고 신혼여행을 갔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은 인천공항도 무료 샤워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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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작은 꼭지..가 옷걸이라고 주장했어도 그동안 사람들에게 잘 안 먹혔는데… 이제 확인사살 마크가 들어가 있다. 옷걸이 맞다. (옷을 잘 걸수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기내식으로 언제나처럼 소고기나 비빕밥을 먹어볼까..하다가 최근 생겼다는 저칼로리 국수를 먹어봤다. 꽤 맛이있었다. 대한항공의 라면류의 맛이 절대 없는게 아니네..라고 다시한번 생각했다 (A380에서만 특히 맛이 없는 것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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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그렇지만 하루전인 오늘부터 Moscone은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날리고 있다. 계속 느끼지만 저 WWDC로고를 그냥 정하지는 않는데 올해 로고가 컬러풀하다..라는 것이 과연 무슨 뜻일지 궁금하다. 가장 쉽게 생각하려면 내일 다양한 컬러의 아이폰이 발표될 것..같긴 하지만 그렇다면 너무 마이너할것 같고.. iOS7의 기본 스킨이 매우 심플하면서도 컬러풀한 디자인인게 아닐까..하는 예상을 조심스럽게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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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가 오후 2시반 정도인데 벌써 줄은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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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데스크가 특이하지는 않다..라고 생각했지만 등록하는 방법은 가져온 WWDC 공식앱을 통해 티켓을 Passbook으로 보낸 후! 이를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아이폰 없었으면 어쩔뻔했나…) 순간 당황했지만 뭐.. 단 5초에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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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공짜 티셔츠를 나누어 주고 있었는데 아침에 이 티셔츠를 입고 줄을 서 있다면 아침식사로 브리토를 주겠다고 한다. 줄에 자사의 홍보 티셔츠를 입게 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홍보수단인데 머리 잘 쓴듯 하다. (작년에는 못봤던 방식이다. –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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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비는 1600불이나 받아먹으면서 주는 것은 저 자켓 하나와 뱃지 하나밖에 없다. 그나마 자켓의 퀄리티가 작년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좋아졌다(방수다!). SF의 날씨가 그렇듯이 저녁이 되니 쌀쌀해지고 심지어 이슬비까지 흩날렸지만 이 자켓 하나로 버틸수 있었다.

자..이제 좀 자 두고 내일의 전투를 준비해야겠다.

– Diko

WWDC 1주일 전

WWDC가 이제 다음주 이다. 작년에 처음 가본 후 이 때까지 가 봤던 Tech conference 중에는 가장 견실한? 느낌이 드는 컨퍼런스라는 느낌이었다. 올해는 이제 두번째 가보는 것이니.. 작년보다는 좀 더 준비?를 하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그 준비를 하는 겸 해서 개인적으로 WWDC에 대한 생각을 블로그 포스트로 정리해 보려고 한다.

1. 등록

작년에는 생각보다 등록이 쉬웠는데.. WWDC의 등록은 돌발적으로 announce되기 때문이었다. 밤 9시쯤 헬스클럽에서 러닝머신을 뛰고 있는데 갑자기 지금부터 등록이 가능하다는 메일을 받았고 바로 등록을 해서 성공했다. 그 뒤로도 마감되는데까지 수 시간 정도 걸린 것 같고.. 2년 연속 광클하고 있지만 실패하고 있는 Google IO보다는 훨씬 쉽게 등록을 할 수 있었다.

올해는 하지만 등록이 쉽지 않았는데.. 예년과 달리 미리 등록 시작 일자를 몇일전에 announce를 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많을테니.. 시작시간(PDT 오전 10시, 한국시간 새벽 2시) 부터 클릭해 결제 진행까지 성공했지만 마지막에 결제 실패 안내 메시지를 보고 다시 들어가보니 Sold out만이 보이고 있었다. 언론에는 2분만에 매진…이라는 슬픈 뉴스가 나오고 있었는데..

하지만 낙심을 하고 있던 차에 다음날 오전에 Apple에서 다음과 같은 메일이 왔다.

Thank you for your interest in WWDC 2013. We saw that you tried to buy a WWDC 2013 ticket and were unable to complete your purchase. We do have a ticket reserved for you, so we’ll be sending you an email in the next 12 hours with instructions on how to complete your purchase.

아.. 평소에 Apple에 바쳤던 헌금이 이럴 때 구원의 손길을 뻗어주시는구나..했다. 그리하여 무사히 다시 결제를 진행할 수 있었고 올해 ticket을 구매하는데 성공했다.

문제?는 나중에 알고보니 나와 같은 케이스가 생각보다 많더라..라는 것이었다. 추정해 보건데 잡느님의 구원..이라기 보다는 1) 그냥 Apple이 이런 대규모 request에 대비가 안 되어 있었고;; 2) 서버가 그냥 뻗었고.. 3) 나중에 일일히 수작업으로 복구/결제처리 해 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대표적으로.. 난 분명히 결제할 때 Republic of Korea로 선택한 것 같은데.. Billing Address에는 North Korea;;; 라고 찍혀 있었다. (결제는 신기하게 잘 되었다.) 이거 좀 제대로 바꾸어 달라고 했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나중에 북한에서 한명 왔다고 찍혀 나오는게 아닌지 걱정이다;;;

2. Keynote 줄서기

보통 미국가면 첫날에 잠을 안 자다가 밤 12시 정도에 자서 다음날 아침에 6-7정도에 일어나 시차를 맞추는 편이다. 작년에는 조금 일찍 5시 정도에 일어나.. 일찍 일어난 김에 Keynote 줄이나 서보자..라고 나갔었다. 좀 일찍 나가네..한 시간이 아침 6시 정도였는데.. 상황은 대략 이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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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큰 Moscone West를 한바퀴 돌아서도 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 이미 새벽 6시 상황. 뭐.. 이왕 나온 것 그래도 즐겁게 줄을 섰다. Keynote 시작은 10시 부터이고 아마 아침 8시인가 9시인가 부터 건물내로 사람들을 입장을 시켜준다. 보통의 이런 컨퍼런스가 그러하지만 반드시 등록은 전날에 해 두어야 멀쩡하게 Keynote를 볼 수 있다. 건물에 들어간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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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태로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뭐.. 그래서 Presidio(가장 큰 메인 홀)에 입장한다 해도.. 대략 이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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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처음 경험해 보는 WWDC Keynote는 정말 좋았다. 잡느님이 아니라 팀 쿡..인게 좀 아쉽긴 했지만 (그리고 손가락 마디 하나 만큼하게 보이긴 했지만) 다 같이 Wow와 박수를 치면서 iOS 6와 Retina Macbook Pro에 환호성을 보내고 Siri가 한국어를 지원한다는 말에 환호성을 지르는 일부 한국인이 되어 본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래서 올해..는 어떻게 할 것인가가 고민이긴 한데.. 팀쿡을 손바닥만하게 볼 수 있다면 새벽 4-5시에 나가볼까 라는 생각도 있긴 하지만 올해는 혼자 가는지라 같이 줄을 설 Fellow를 찾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듯 하다. (줄 서다 화장실이라도 다녀오려면..)

3. Sessions

WWDC의 Session..은 매우 좋다. 문제?는 그 내용 자체는 사진을 찍을 수도 없고 절대로 블로깅 등을 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등록된 Apple Developer들에게만 공개되는 정보라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모든 세션의 비디오는 Apple Developer들에게는 웹을 통해 1-2주 내에 공개가 된다.) WWDC 세션 중에서 공개가 가능한 세션은 Keynote등으로 손에 꼽을 만 하다. 게다가.. (대부분의 내용이 미리 공개되는 다른 컨퍼런스들에 비해) 정확한 제목 자체도 Keynote 직후에 공개되기 때문에 사전에 뭔가 계획을 짠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나마 예상이 가능한 것은 Keynote 직후에는 큰 카테고리 별로 오버뷰 세션이 이어지는 정도이다.

WWDC는 무려 월요일 부터 금요일까지 1주일을 full로 하는 컨퍼런스인데, 목요일과 금요일은 반 이상이 이전에 했던 세션의 재방송..(은 아니고 재 발표)로 구성된다. 어떤 세션이 다시 할지는 이전 세션들의 반응에 따라 변경도 되니 잘 확인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시간이 겹쳐 못 들었던 세션을 다시 들을 수 있는 기회여서 매우 좋았던 것 같다.

세션을 들을 때 한가지 주의할 점은 자리 맡기..가 안된다는 점이다. 모든 세션은 종료 후에 전원이 퇴장했다가 다시 입장해야 한다. 만석이 되면 못 들어갈 수도 있어 인기가 있을 것 같은 세션은 이전 세션에서 좀 미리 나와 미리 줄을 서 있기도 해야 한다. 특이한 점은 잘 보면 줄이 2줄로 되어 있는데 한 줄은 Apple 직원들이 서는 줄이다. Apple 내부 직원들도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는 행사이기 때문에 많은 Apple 내 개발자들도 WWDC를 돌아다니고 있음을 쉽게 볼 수 있다. 단, Apple 직원 줄은 모든 일반 입장 후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돈을 낸) 일반 관람객들을 배려하고 있다.

또 하나의 특이한 타입의 세션은 Lunchtime Session들인데 나누어주는 도시락(점심은 샌드위치를 원래 다 준다.)을 들고 들어가 들을수 있는 세션으로 유명인사들이 와서 강연을 한다. 작년에는 J.J. Abrams의 세션을 들었었는데 매우 좋았었다. 자신의 어렸을 때의 경험에서부터 Lost를 거쳐 Star Trek이나 Super8에 얽힌 이야기를 정말 재미있게 해 주었다.

4. Labs

WWDC의 꽤 큰 이점? 중 하나는 Labs에 있다. WWDC에는 수백명의 Apple 엔지니어들이 투입되는데 강의만이 아니라 Labs를 운영하고 각 카테고리 별로 개발자들의 질문을 받고 문제가 그 자리에서 같이 해결해 준다. 이게.. (아쉽게도 작년에는 그럴일이 개인적으로는 없었지만) 그냥 정말 자기 만들던 코드에서 잘 안돌거나 문제점 있는 것을 랩탑채 들고가서 같이 코드를 봐준다..라는 차원의 일이다. 개발적으로 최적화나 막히는 곳이 있는 개발자들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Unity로 주로 만드니.. 올해도 해당이 없을 것 같아…)

5. Parties

WWDC와 같은 대규모 컨퍼런스의 또 다른 핵심은 사실 Party이다. 목요일에 하는 WWDC의 공식 파티인 Bash 이외에도 수 많은 파티들이 벌어지고 여기에서 사교과 정보 교류가 일어난다. 파티 정보만을 공유하는 http://wwdcparties.com/ 같은 사이트도 있다. 작년에는 일요일 저녁에 했던 한국인 참가자의 모임과 공식 파티인 Bash만을 갔었다. (잘 몰랐어서… ) 올해는 (연락을 받지 못했지만 – 정말 북한으로 체크되었나;;; ) 한국인 모임은 안 갈 듯 하다. 작년에는 다운타운의 한 이탈리안 식당을 빌려서 했었는데 주로 느낌은 대 ‘언론’ 모임인 것 같아 그다지 편치 않았고, 테이블! 에 앉아서 하는 모임이어서 사교도 테이블로 한정이되어 그다지 좋은 기억이 없다. 올해에는 대신 다른 파티 2곳을 예약해 두었고, 하루는 시간을 내어 Bay 아래 동네의 친구들이나 보러 갈 생각이다.

이정도..가 작년의 WWDC에 대한 기억이다. 올해는 또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

– Diko